6. 여자는 핑크

 

 

혹시 여기 어디에 그 여자(분명 정체는 남자일테지만)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주변을 살펴 보았다.

저기 잘생긴 남자와 같이 앉아 있는 여자일까?

아까부터 필요이상으로 날 신경쓰던데 조금 수상하다.

아니면 벽 쪽에 제법 예쁘게 생긴 여자 둘 중에 한 명일까?

내 쪽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 듯 보이지만, 그게 다 연기일런지도 모른다.

혹시 여기 커피숍 알바생?

너무 예쁘고 몸매가 좋아서 그 여자가 변신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들 중에 하나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아직 나는 그 인간을 찾아낼 능력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다짜고짜 다가가서 확인 좀 해봅시다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리고 뭘로 확인할까?

일단 몸무게를 잴 수 있다면 확인이 가능하겠지만, 만약 그 사람의 실제 몸무게도 진짜 여자처럼 가볍다면 소용없는 짓일 것이다.

만약 실제 몸무게가 60키로 아래라면 조금 무게가 나갈 뿐 진짜 여자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손톱같은 부분에 살짝 칼질해서 그 부분을 살펴보면 될 것 같다.

가죽이니까 진짜 손톱과는 달리 껍질이 드러날 것이다.

, 천천히 생각하자.

또다른 기발한 방법이 떠오를지도 모르고, 좋은 찬스가 생길 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마저 쇼핑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전 전화로 이 가죽 슈트의 내구력이 생각했던 것보다 좋다는 말까지 들었으니까 별로 걱정할 일은 없을 것이다.

물건을 챙기고나서 다 마신 커피잔을 들고 직원에게 가져다 주었다.

그냥 놔두고 가도 되지만 웬지 한 번 더 그 직원의 얼굴과 표정을 살펴보고 싶었다.

잘 마셨다는 말을 건네면서 그 여자의 목이나 머리카락 끝선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이상한 부분은 하나도 없었다.

뭐 오늘 처음 뒤집어 쓴 내 가발도 티가 전혀 나지 않는데, 그 여자라면 절대로 눈치채지 못하게 해놨겠지.

 

그럼 그 다음에 뭘 사러 갈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주변 여자들을 살펴보니 하나같이 이쁜 빽들을 하나씩 매고 다니고 있었다.

나도 저런 빽 하나 쯤은 겨드랑이 사이에 끼고 다녀야 여자처럼 보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일 먼저 들른 곳이 가방 상점이었다.

들어가서 막상 고르려니 하나같이 예뻐서 뭘 골라야할 지 알 수가 없었다.

요새 뭐가 유행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직접 물어보면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고.

그래서 팔짱을 끼고 한참 동안 이것 저것 들었다 놨다 하면서 살펴보고 있으니까 주인 아줌마가 쭈뻣 쭈뻣 와서 말을 건냈다.

 

"빽 하나 보실려고? 어떤 거?"

 

나는 잘 되었다 싶어서 그 아줌마에게 말을 건넸다.

 

"여기 다 예쁘네요. 그런데 요즘 잘 나가는 게 뭐에요?"

 

"요즘에는 이런 원색 핸드백이 인기에요. 이 거 어때요?"

 

그러면서 주인 아줌마가 건넨 것은 온통 빨간 핸드백이었다.

요즘에 이런 게 정말 유행인가 싶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런 핸드백을 갖고 다니는 여자들을 조금 전에도 본 것 같았다.

하지만 아직 난 이런 핸드백은 좀 부담스럽다.

아니, 지금 내 모습에는 이 정도가 어울리려나?

빨간색의 핸드백이 강렬하긴 하지만, 내 미모 또한 그 이상으로 강렬하지 않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지금의 내 모습이 머리 속에 제대로 각인되지 않은 터라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상점 구석에 있는 전신 거울 쪽에 다가가 핸드백을 들고 있는 내 모습을 한 번 확인해 보았다.

 

역시 이 가죽 슈트의 미모는 이정도의 핸드백에 눌릴 만큼 약하지 않았다.

긴 생머리에 빨간 백은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꽤 어울리기는 하네?

하지만 그래도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같은 디자인의 핑크색 핸드백을 매 보았다.

역시 여자는 뭐니 뭐니 해도 핑크색이라는 게 괜한 말이 아니었다.

핑크색 핸드백을 들고 있으니까 아까와는 전혀 다른 블링 블링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이 듬뿍 솟아났다.

~ 지금의 나는 핑크색이 어울리는 여자가 되었다는 말이지?

그 것 말고도 흰색도 보고 검은색 핸드백도 들어보았지만 핑크색 만큼 맘에 들지는 않았다.

결국 나는 그 가게에서 핑크색 핸드백과 지갑을 사가지고 나왔다.

 

아무래도 오늘은 핑크색으로만 잔뜩 도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링 블링하고 사랑스러운 핑크 빛으로 내 몸을 꾸미고 싶은 욕망이 샘솟았다.

이제 또 뭘 살까?

 

나는 팔짱을 끼고서 쇼윈도우에 전시된 물건들을 살펴 보았다.

그렇게 팔짱을 끼고 팔뚝으로 느껴지는 부드러운 젖가슴의 느낌이 너무 좋았다.

생각같아서는 손으로 주물럭 주물럭 거리고 싶었다.

하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까봐 참고 그냥 팔짱만으로 만족했다.

팔짱을 끼고 있기 때문에 내 가슴이 위로 더 부풀어 올랐다.

나는 상품도 감상하다가 가끔은 내 가슴도 감상하다가 그러면서 쇼핑을 즐겼다.

 

기분이 업된 나는 상점마다 모두 들어가 물건들을 살펴 보았다.

단지 핑크색 핸드백 하나 들었을 뿐인데도 내 마음은 진짜 여자라도 된 양 부풀어 올랐다.

그리고 목소리나 말투도 어느 새 아양떠는 여자처럼 변해서 나조차도 흠씬 흠씬 놀랄 정도였다.

사실 말투가 그렇게 변한 것은 단지 핑크색 핸드백 때문만은 아니었다.

 

가게에 들어가 물건을 고를 때, 내 주변에서 자기네들끼리 이야기하는 것을 유심히 듣고, 마음에 드는 말투나 억양을 쓰는 여자가 있으면 그걸 머리 속에 꼭 담아 두었다가, 다음 가게에 들어갔을 때 똑같이 써먹었다.

하지만 그게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어서, 처음에는 어색하기 이를 데 없어서 금방 본래 말투로 돌아가곤 했다.

하지만, 여러 가게를 들락 날락거리면서부터는 자연스럽게 애교를 떠는 여자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런 달콤한 말투와 억양이 자연스럽게 내 입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들으면서 나는 조금씩 가랑이 사이에 힘이 들어가면서 후끈해졌다.

그리고 가랑이 사이에 힘이 들어가면 갈수록 내 목소리에는 살살 녹는 듯한 느낌이 더해졌다.

그건 흡사 신경이 연결된 채 유체 이탈하여 내 목소리를 옆에서 듣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긴 지금의 내 모습은 진짜 내 모습이 아니니 그런 이질감이 드는 건 당연한 거였다.

 

사실 제일 흉내내고 싶은 목소리는 이 슈트를 건네 준 그 여자의 목소리였다.

진짜 남자의 애간장을 녹이는 그런 코맹맹이 목소리를 카피하고 싶었지만 그건 정말 어려웠다.

그리고 그런 목소리와 말투를 가지고 있는 여자를 아직 만나지도 못했다.

머리 속에서는 그 여자의 말투가 또렷하게 떠오르지만 막상 입으로 옮기면 이상한 억양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그건 포기.

하지만 지금 이 정도만 해도 꽤나 매력적인 목소리가 되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누구 하나 꼬셔 볼까?

 

다리가 조금 아파올 무렵, 드디어 맘에 드는 옷들이 가득한 옷가게를 발견했다.

여성스러운 실루엣을 강조하면서 노출이 있는 옷들이 무진장 많았다.

지금의 내 몸매라면 이렇게 여성스러운 옷이 딱이다.

우선 정장을 하나 골랐다.

상의로는 가슴이 크케 터져서 가슴 골이 드러나 보이면서 가슴과 허리에 쫙 달라붙는 걸 골랐다.

시착해보니 죽여준다.

이런 스타일의 옷을 소화해 낼 수 있는 여자는 대한민국에 몇 안될 것이다.

차마 이런 옷을 정장이라고 입을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이런 슬림한 옷을 아무 문제없이 소화해 낼 수 있는 여자가 된 것이다.

나중에 꼭 출퇴근 시간에 맞춰서 이 옷을 입고 회사에서 퇴근하는 여자인 것처럼 해서 인파 속을 걷어봐야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틀림없이 뒤에서 남자들이 열차처럼 열을 지어 침을 질질 흘리면서 뒤따라 올 것 같았다.

내가 힙을 실룩 실룩 거리면서 걷고 있으면 거기에 맞춰 남자들의 고개도 돌아갈 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힐까지 신고서 또각 또각 걷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만 해도 몸이 달아 올랐다.

빨리 힐을 신고 걷는 연습부터 해야겠다.

 

그 밖에도 다른 옷들도 여러 개 골랐다.

그 중에는 그냥 평범한 스타일의 브라우스도 있었다.

물론 치마도 타이트한 것들만 골랐다.

디자인은 특별한 게 없는 거였다.

다만 길이가 짧고 긴 차이만 있을 뿐이었다.

이런 치마를 입고 허벅지를 부딛히면서 걸어 보고 싶은 생각에 몸이 달았다.

 

그리고 지금 당장 입을 걸로 슬림한 핏의 면으로 된 원피스를 골랐다.

이 원피스는 길이가 꽤 길어서 거의 종아리까지 오는 거였다

그래서 첨 봤을 때는 좀 아줌마 스타일이 아닐까 싶었지만, 몸에 착 달라붙어 전신의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마음에 꼭 들었다.

이런 옷 입고 다니는 어린 애들도 사실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타이트하면서도 움직이기 편한게 좋았다.

 

나는 쇼핑 백을 잔뜩 손에 쥐고서 밖으로 나왔다.

이제 다리가 꽤 아파왔지만 마음은 날아갈 듯이 가벼웠다.

이제 슬슬 집으로 가야 할 듯 싶어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물론 택시 안에서도 기사분에게 좀 수작을 걸어 보았다.

어제 그 여자가 나에게 했던 그대로 나또한 앞좌석에 머리를 살짝 내밀고 기사와 이야기를 했다.

역시나 반응이 바로 왔다.

슬쩍 기사의 아랫도리를 봤더니 물건이 발딱 서 있었다.

쉰도 넘은 노인의 물건을 일으켜 세울 만큼 내가 매력적이었나 하는 생각에 스스로 감탄했다.

이 모습과 목소리라면 웬만한 남자들이 껌뻑 넘어올 것 같았다.

하긴 내가 봐도 진짜 죽여줄 만큼 예쁘긴 하지...

 

그렇게 택시기사와 노닥거리다가 집에 도착해 들고온 물건들을 내려놓자 마자 전화벨이 울렸다.

누군가 봤더니 역시 그 여자였다.

 

"안녕, 오늘 쇼핑 즐거웠어요?"

 

변함없이 단내가 물씬 풍기는 목소리다.

언젠가 이 목소리를 꼭 카피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럼요, 덕분에 정말 재미있었어요."

 

하루 종일 이 목소리를 사용한 덕분에 이제는 어느 정도 윤기가 흐르는 여자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리드미컬하게 감정도 실어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장족의 발전이다.

 

"어머머, 언니 목소리 많이 좋아졌네요.

처음에는 그냥 밋밋하고 재미없었는데, 이젠 조금은 여자랑 얘기하는 거 같네요.

아직 한참 멀긴 했지만.. 꺄르르르"

 

"그렇겠죠? 사실 좀 진땀 빼긴 했어요."

 

"뭐 그래도 오늘 재밋게 보내신 것 같아서 저도 기쁘네요.

그런데 오늘 저 어디에 있었는지 좀 아시겠어요?"

 

"글쎄요. 워낙 감쪽같으시니 제가 알 도리가 있나요?

그냥 짐작하기로는 거기 신발 코너 여직원 중에 한 명일 거 같기는 한데요."

 

", 맞아요. 잘 보셨네요.

그리고요?"

 

"그리고라뇨?"

 

"또 다른 곳에도 있었는데 짐작 안되세요?"

 

나는 잠시 이 여자가 무슨 말은 하는 지 곰곰히 되짚어 보았다.

그러니까 그 때 신발 코너의 여직원의 모습으로 있다가, 내가 나간 뒤에 또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서 나를 계속 지켜봤다는 뜻인가?

 

"전혀 모르겠어요."

 

"그 커피숍에도 있었는데, 그래도 모르시겠어요?"

 

역시나 그 커피숍에도 그 여자는 와 있었던 것이다.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끝내 누가 이 여자의 변신일지는 전혀 알아챌 수 없었다.

 

"거기 커피숍에 교복입고 노트북 보면서 열심히 타이핑하던 여학생 생각 나요?"

 

".... 조금 생각 나요."

 

"그 때 그 여학생이 바로 나였어요."

 

"설마...."

 

", 거짓말 할 이유 없잖아요.

그리고 그 때 말고도 서너번 저랑 계속 마주쳤어요.

그냥 지나가다가도 마주치고, 상점 안에서도 만났었고..."

 

"그럼 그 때마다 모습이 달랐단 뜻이네요?"

 

", 맞아요. 매번 다른 얼굴로 만났죠.

들키지 않으려고... 꺄르르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그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에요.

그러나 저러나 오늘 너무 웃기고 어색했어요.

그래서 조금 조언을 주려고 전화한 거에요."

 

"거기 신발 코너에서 넘어졌을 때 이야기하는 건가요?"

 

"그건 우스웠던 장면이구요, 오늘 하루 종일 그 쪽 모습이 너무 어색해서 지켜보는 내가 다 화끈거렸다고요."

 

"그 정도였나요? 저는 전혀 몰랐는데..."

 

", 그건 언니가 차차 깨달아 나가야 할 문제지만, 몇 가지 예를 든다면, 그렇게 팔짱끼고 다니는 여자가 어디 있어요?

그리고 서 있을 때 아무리 바지차림이더라도 그렇게 다리를 쫙 벌리고 서있는 여자는 거의 없어요.

그런 자세를 하고 있으니까 가게 아줌마도 이상하게 보잖아요."

 

"그게 그렇게 이상했었나봐요."

 

"다음부터는 주변 여자들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세요.

여자마다 다르긴 해도 공통적인 행동이란 게 있어요.

그런 것들이 모여서 여성적인 느낌을 주는 거고, 그건 게 없으면 아무리 외모가 여자같아도 결국에 가서는 이상한 느낌을 주게 되어 있어요.

그런데 오늘 커피 마시는 모습은 정말 귀여웠어요.

제법이던데요?

그건 합격...꺄르르르"

 

"고마워요."

 

"그럼 재밋게 보내세요. 굿나잇~~"

 

", 잠깐만요..."

 

나의 대답도 제대로 듣지 않고 또 끊어 버렸다.

물어보고 싶은 게 몇 가지 있었는데 그냥 전화가 끊겨 버렸다.

다시 그 번호로 전화를 해봤지만 연결이 되지 않는다.

아까 낮에도 몇 번 전화해 봤지만 내 쪽에서 건 전화는 받지 않기로 한 듯하다.

 

그 여자의 말대로라면 그 여자는 나보다 완벽한 변장을 하는 것 외에도 수시로 변장을 바꾸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어떻게 그 여자를 찾아 낼 수 있을까?

 

피곤한 하루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머리 속으로 상상 밖에 할 수 없었던 일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었던 하루였다.

진짜 여자가 되어 하루 종일 쇼핑하면서 보냈던 시간은 정말 즐거웠다.

그리고 그 것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제 이만 이 가죽 슈트를 벗을 시간이라고 생각했지만, 잠시 후 그냥 이대로 자기로 했다.

그래서 슈트를 입은 채 샤워를 했다.

조금 피부가 간질 간질거리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진짜 맨몸으로 샤워한 것처럼 온몸이 개운했다.

여자의 몸으로 샤워를 하는 것은 조금 번거로왔지만, 아름다운 몸을 갖게 된 기쁨이 더 컸다.

 

오늘 새로 산 속옷을 입고 새 잠옷을 입었다.

진짜 여자는 잘 때 브레지어를 풀고 잔다고들 하지만, 나는 그냥 그대로 침대 위에 누웠다.

이불 속에서 나는 새로 생긴 젖가슴과 여자의 보지를 손가락으로 희롱하면서 잠을 청했다.

아주 재미있는 장난감을 선물 받은 기분이었다.

비록 진짜 여자같은 짜릿한 쾌감은 느낄  수 없지만, 손으로 느껴지는 감쪽 만큼은 진짜 여자보다 훨씬 부드럽고 황홀했다.

이건 마치 내 맘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는 인형을 갖게 된 것 같았다.

그리고 지금 난 그 인형은 완벽하게 내 의지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최고의 장난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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